‘동물의 초상’과 관련한 조금 더 확장된 리서치에 대한 이야기
Expanded Research on Animal Portraits
이번 리서치의 한 축에서 질문했던 내용 중의 하나는 야생동물과 컴퓨터 비전 기술(영상 처리 딥러닝)의 연결이었다. 딥러닝, 컴퓨터 비전과 같은 기술이 야생이라는 장소와 생태, 생물종과 연결될 때 어떤 분류의 문제, 경계의 문제, 기술적 오류 혹은 또 다른 인간 중심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이 질문을 중심으로 야생동물 보호와 보존에 기술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국립생태원에서 활동하는 우동걸 생태 연구자와 녹색연합의 박은정, 박성준 활동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행 자문(인터뷰)를 통해 나눈 이야기 중 리서치의 배경이 된 몇 가지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 및 요약해 보았다. (폭넓은 지식과 식견을 나누어주신 연구자, 활동가분들께 감사드린다.)
# 야생동물 조사 기술 - 카메라 트립 사용 사례
야생동물 서식 조사에서 많이 활용되는 도구이자 기술 중의 하나에는‘무인 카메라’가 있다. 생태연구에서는 ‘카메라 트립조사’라고 알려진 이 방법은 카메라에 장착된 센서 기술을 통해 지나가는 야생동물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영상 또는 사진으로 기록한다. 이를 통해 야생동물의 존재와 활동, 종과 개체수를 확인한다. 국립생태원과 같은 공공기관이나 연구소의 경우 무인 카메라를 사용한 조사 설치 시 격자 조사 방식을 따른다.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지역이나 조사 지역을 일정한 크기의 격자(grid)로 나누고 각 격자로 설정된 지역에 무인 카메라를 설치하고 야생동물의 밀도와 개체수를 추정한다. 격자의 크기 선택은 조사의 목적과 동물의 활동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방식은 통계적 표본조사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조사에서 객관성을 유지한다. 환경단체인 녹색연합도 야생동물 모니터링을 위해 무인 카메라를 설치하고 동물의 이동 경로와 개체수를 파악한다. 하지만 녹색연합은 통계적 표본조사에 근거하기보다, 동물의 배설물, 발자국, 식이 흔적 등 동물의 흔적을 따라 가거나, 도시 개발에 따른 서식지 파괴, 기후위기로 인한 산불과 폭설 등의 상황을 살피면서 무인 카메라를 설치하고, 야생동물의 생존 모습을 주변의 풍경과 함께 카메라에 기록한다. 이런 과정은 현장 활동에서 배운 경험적 지식에 의존한다. 야생동물의 부재와 존재를 드러내는 무인 카메라의 영상 데이터는 종의 생존, 보호를 위한 ‘증거’의 자료로 활용된다. 공공 기관의 생태연구가 개체수를 세는 것이 중요하다면, 녹색연합의 경우 인간 활동이 야생동물 서식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증명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조사의 목적과 접근 방법은 다르지만 모두 야생동물의 서식지 및 종의 보호를 위한 통계자료와 증거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야생동물 조사 기술 - 데이터의 활용
무인 카메라를 활용한 야생동물 격자 조사는 체계적이고 정량적인 데이터 수집 방법으로, 이를 통해 야생동물 개체수의 밀도와 빈도를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 야생의 생태에서 야생동물의 움직임, 활동을 기록하는 데이터는 인간의 경험과 인식과는 다른 차원에서 수집된다. 오랜 시간 무인 카메라로 기록/포착된 야생동물 관련 데이터는 양적으로는 축적되어 있지만, 자연의 시간, 야생에서의 동물의 움직임은 인간이 이해하는 위상, 실제 상황과는 다르기 때문에 일부 데이터는 인간의 눈, 기계의 눈으로 보았을 때 쓸모 없는 노이즈로 간주될 수 있다. 이런 노이즈는 통계적 표본에 포함되지 않는다.
녹색연합이 야생동물 보호/보존 활동에 시간을 다투며 더 생존의 증거를 직접적, 적극적으로 모으는 과정은 통계와 정량적 접근 방법에서 누락될 수밖에 없는 데이터, 데이터 공백의 유의미함을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무인카메라가 포착하지 못하는 야생동물의 똥의 흔적, 나무에 남긴 뿔질도 증거를 위한 데이터가 된다. 결과적으로 야생동물 데이터는 같은 목적으로 수집되고 사용하지만 그 의미적 해석과 활용에는 서로에게 포용되는 간극이 존재한다.
# 야생동물 조사 기술 - 데이터셋과 기계학습
오랜 시간 생태 연구자들은 무인 카메라에 캡처된 영상 데이터를 직접 분류하며 유의미한 데이터를 추출하고 수치를 정리해 왔다. 데이터를 종에 따라 분류하고 보존을 위한 통계를 내는 과정은 노동 집약적인 과정을 거친다. 최근 이런 과정을 효과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컴퓨터 비전과 기계학습을 이용한 야생동물 인식과 분류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딥러닝 기반의 영상 인식 기술은 야생동물 인식과 분류를 위한 시간을 효과적으로 줄여주기 때문에 생태 연구자들이 야생동물 연구와 활동에 더 집중하고 기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영상 인식 기술은 야생동물 패턴과 특징을 추출해 특정 종과 개체를 자동으로 분류한다. 이 과정에는 많은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 자연에서 기록된 데이터를 선별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종의 인식과 분류를 위한 클래스 구성에서 데이터셋의 양의 차이로 인한 데이터 불균형의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멸종위기종인 산양같은 개체는 흔히 관찰/기록되는 종에 비해 매우 드물게 관찰되어 데이터셋 내에서 긴 꼬리 분포(롱테일)안에 존재한다. 이런 롱테일 데이터셋은 데이터 샘플 수가 많은 클래스와 작은 클래스 간의 데이터 수 불균형을 특징으로 하며, 롱테일 데이터 분포를 가진 데이터셋으로 모델을 학습하면 샘플 수가 많은 클래스에 편향되어 학습이 되기 때문에 모델의 정확도와 성능이 저하된다. 연구자와 개발자들은 학습의 데이터 불균형에서 오는 문제에 접근 하는 방법중의 하나로 긴 꼬리(롱테일)에 가중치 부여하거나 데이터를 인위적으로 늘려 학습 클래스의 데이터 균형을 잡는다. 자연의 현상을 계산(컴퓨팅)과 공학적 방법으로 재현하거나 증명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인간의/연구자의 해석과 접근 방법은 창의적으로 보일 정도로 흥미로운 지점으로 기계와 생태 사이에 인간의 관점이나 사고가 어떻게 투영될 수 있는지 확인 할 수 있다.
# 기계/기술과 생태 사이
야생동물 보존을 위한 조사나 연구에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기술 분야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인공지능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소수의 노력으로 개발되는 성과이다. 이런 기술적 접근은 인간이 이해 가능한 방법으로 자연과 생태를 더 세분화 또는 정밀화 하거나, 생태 연구의 효율성이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효율성만을 강조하거나, 또는 세분화하고 정밀화 하는 과정은 동시에 어떤 요소를 누락하거나 축소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인식하며 인간은 어떤 방식으로 생태계와 야생동물을 만나고 보존 노력을 할 수 있을지, 그것이 무엇일지 이어지는 리서치 과정에서 더 질문을 구성해 보고자 한다.
One of the key questions driving our research is how wildlife and computer vision technology (such as deep learning for image processing) intersect. Specifically, when deep learning and computer vision engage with wild places, ecosystems, and species, what classification errors, boundary issues, technical limitations, or anthropocentric biases might surface?
To explore this, we spoke with ecological researcher Woo Donggul from the 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as well as activists Park Eunjung and Park Sung Jun from Green Korea United. Their insights on how technology is being used to protect and conserve wildlife helped shape the foundation of our research. Below are highlights from our preliminary consultations and interviews. (We extend our gratitude to these experts for sharing their knowledge and perspectives.)
# Wildlife Survey Technology – Camera Trap Use Cases
One of the most widely adopted technologies in wildlife research is the unmanned camera, commonly referred to in ecological studies as “camera trap surveys.” These cameras use motion sensors to capture video or photos of passing wildlife, allowing researchers to monitor species presence, activity, and population sizes.
Institutions like the National Ecological Center utilize unmanned cameras through a grid survey system. Survey areas are divided into grids of a set size, and cameras are placed in each grid to estimate wildlife density and numbers. The size of each grid is determined by the survey’s goals and the typical range of animal activity. This statistical sampling method helps ensure objectivity in data collection.
Green United Korea, an environmental organization, also employs unmanned cameras but supplements this with hands-on fieldwork. Instead of relying solely on statistical sampling, their approach involves tracking animal signs—like scat, footprints, or feeding patterns—and observing environmental disruptions such as habitat loss from urban development, wildfires, or heavy snowfall linked to the climate crisis. The combination of video data and direct observation helps Green United Korea provide empirical evidence of species presence and environmental impact.
Whereas public institutions focus on quantitative analysis of wildlife populations, Green United Korea emphasizes the broader relationship between human activities and wildlife habitats. Though their methods differ, both approaches are essential for collecting data and evidence crucial to wildlife conservation and protection.
# Wildlife Survey Technology – From Data to Insights
Grid surveys conducted with unmanned cameras provide a structured and quantitative means of data collection, enabling researchers to calculate wildlife density and activity levels. However, the data captured in the wild often reflects nature’s rhythms and animal behaviors that diverge from human perception and experience.
Over time, cameras gather vast amounts of footage, but because wildlife movements follow patterns distinct from human understanding, some recordings may appear irrelevant—essentially “noise” in the dataset. Both humans and machines might filter out this noise, excluding it from statistical samples.
Green United Korea’s conservation work, in contrast, involves actively collecting overlooked but meaningful evidence—like antler rubs on tree or animal droppings—that drone cameras or automated systems might miss. This labor-intensive process fills the gaps left by purely quantitative approaches, highlighting the importance of data that might otherwise go unrecognized.
Ultimately, both methodologies aim to protect wildlife, but they reflect different interpretations and applications of the data collected.
# Wildlife Survey Technology – Datasets and Machine Learning
For years, ecological researchers manually sifted through video footage from unmanned cameras to extract meaningful insights and compile species data. This process is highly labor-intensive, requiring significant time and effort.
Recently, computer vision and machine learning have emerged as effective tools to streamline this work. Deep learning models can analyze large datasets, identifying and classifying wildlife with greater speed and accuracy, freeing researchers to focus on more critical aspects of conservation.
Image recognition technology identifies patterns and features in wildlife footage, automating the classification of species and individuals. However, for this to work effectively, large volumes of high-quality data are essential. One persistent challenge is data imbalance—where certain species are underrepresented in datasets. For example, endangered animals like the mountain goat appear infrequently compared to more common species, resulting in long-tailed distributions within datasets.
Machine learning models trained on imbalanced data tend to prioritize species with higher representation, reducing overall accuracy for rare species. To address this, researchers adjust training datasets by applying weight to underrepresented species or artificially increasing the amount of rare data through augmentation techniques. Although computational methods have their limits, human creativity and interpretation play a vital role in bridging the gap between technological constraints and ecological complexities.
# Bridging Technology and Ecology
The integration of AI and other advanced technologies into wildlife research is accelerating, though this field remains relatively small compared to human-centered AI industries. These technologies enhance the efficiency and accuracy of ecological surveys, allowing researchers to process larger datasets and refine their understanding of wildlife.
However, focusing solely on efficiency can sometimes lead to the exclusion of important nuances and elements that resist easy classification. By recognizing both the potential and limitations of these technologies, we aim to explore how humans engage with ecosystems, wildlife, and conservation through ongoing research and collaboration.